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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03-07-08 (화) 08:59
검찰소환 피의자 무단촬영 못한다
검찰소환 피의자 무단촬영 못한다

서울지검 '초상권 침해' 피소 가능성 경고문... 피의사실 공표도 자제

윤상원 기자 news8@lawtimes.co.kr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에 대한 무단 촬영은 초상권 침해로 소송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지검 청사내에서는 당사자의 승낙이 없는 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서울지검 청사입구에 세워져있는 경고문 내용이다. 경고문이 세워진 곳은 바로 주요사건의 피의자들이 검찰에 소환될 때 사진기자들의 무차별 플레시 세례를 받던 소위 '포토라인' 옆이다.

검찰에 소환되는 주요사건의 피의자나 참고인들의 초상권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뒤늦은 자성에 따른 조치이다. 언론의 지나친 보도경쟁으로 지금까지 아무 꺼리낌없이 거의 관행적으로 저질러져온 피의자 등의 초상권침해가 더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된다는 법조계의 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와함께 사실상 그동안 거의 지켜지지않고 있는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지검 崔燦默 총무부장검사는 “법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무단촬영 행위을 계속 묵과하는 것은 언론사는 물론 검찰에도 공동책임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6월부터 우선 청사내 통제영역(실내)에서 피의자 등 무단촬영을 금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경고문을 세운 이후 현재까지 경고문 내용이 상당한 효과를 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는 언론의 반대와 항의도 있지만 초상권 침해로 고소될 위험을 우려하여 언론들이 무단촬영을 크게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관심있는 사건의 피의자들이 검찰에 출두할 때마다 한바탕 난장판을 벌이던 모습은 이제 보기 어렵게 됐다.

검찰에 소환된 피의자나 참고인이 마치 혐의가 확정이라도 된 것처럼 자신의 모습이 방송이나 신문에 보도됐을 경우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형사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면 언론사로서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때문이다.

최근 들어 사회전반적으로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언론의 자유 못지않게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중시하는 경향도 두드러지면서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한 소송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언론에 불리한 판결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인의 하나이다.
실제로 서울지검에 출두한 주요 사건의 피의자들이 청사로비의 포토라인에서 원하지 않는 마구잡이 플레시 세례를 받고 검찰간부에게 항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서울지검의 한 고위간부가 전했다.  
언론을 상대로한 손해배상 청구액도 갈수록 많아져 이미 억대의 고액배상 시대에 들어서 있는 상태다.

피의자들의 초상권 침해와 함께 피의사실공표죄도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현행 형법 제126조는 수사기관이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를 소환할 때를 비롯한 수사단계에서부터 피의자의 실명뿐 아니라 피의사실이 으레 발표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언론에서도 아무런 주저없이 기사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한 법원의 판례는 매우 단호하고 엄격한 편이다.
‘공공을 위한 지대한 이익이 없는 한’ 구속영장 신청단계에서의 피의사실 공표도 허용되지 않으며 더욱이 실명보도는 안되고 관련인물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 이른바 ‘익명보도의 원칙’이 엄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외적으로 공익을 위해서이거나 중대한 사항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확보를 위해 필요하고 그 내용이 진실인 경우 피의사실 공표죄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으나 그 인정범위는 매우 좁다.  

피의사실공표는 '유죄판결이 확정될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헌법 제27조4항의 법리에 비춰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라 하겠다.

판사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도 원칙적으로 피의사실을 함부로 공표해서는 안되며, 수사단계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거나 제공하다가는 피의자로부터 피의사실공표죄로 고소를 당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제 범죄보도에 의한 초상권 침해나 피의사실공표를 예사롭게 생각해왔던 언론이나 수사기관의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고액의 손해배상 소송이나 처벌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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