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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타인명의로 가입한 보험, 명의자가 당사자"
타인명의로 보험에 가입할 경우 당해 계약의 당사자는 원래 보험에 가입할 것을 의도한 사람이 아니라 계약서상 명의자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는 사망한 아버지가 가입한 보험금 1억원을 지급해달라며 A씨가 B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B보험사 패소취지의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인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의 아버지는 마트의 조리원으로 일하던 2012년 9월 B보험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신용불량자였던 A씨의 아버지는 평소 자신이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 C모씨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C 씨 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매달 지급해왔다. A씨의 아버지는 2013년 8월부터 한 선박의 취사원으로 승선했다가 같은 해 9월 원인미상의 사고로 사망했다. A씨는 B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B보험사는 해당 보험계약의 면책약관, 즉 보험계약자가 선박승무원으로서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에 보험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며 보험금 지급청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보험계약에 가입한 것으로 돼 있는 C씨 본인이 보험설계사로서 면책조항의 내용을 알고 있었으므로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C씨가 A씨의 아버지에게 면책약관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보험대리점이나 보험설계사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이뤄진 설명만으로는 명시·설명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1심의 판단이었다. B보험사가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 역시 항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에 가서야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실질적인 계약자가 A씨의 아버지라고 보아 (보험 당사자 적격 관련) B보험사의 주장에 대해 더 심리하지 않은 채 이를 배척했다"며 "원심판결에는 계약당사자 확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 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A씨 아버지가 C씨 명의로 보험에 가입한 것은 △A씨 아버지가 C씨로 하여금 보험계약자가 되는 것을 의도했고 △C씨 역시 본인이 보험계약자가 되는 것을 양해했다고 보이며 △B보험사 역시 C씨가 보험에 계약한 것으로 알고 C씨 명의의 보험증권을 발급한 점 등을 종합할 때 C씨가 계약의 당사자로 봐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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