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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신질환자 보호입원 규정 헌법에 합치되지 않아”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29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항에 대해 계속적용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의 진단이 있으면 보호입원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심판대상조항은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만 적용되게 된다.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한 제청신청인은 지난 2013년 11월경 자녀 2인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입원 진단에 의해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됐다. 제청신청인은 “정신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만한 정도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지 않은데도 강제입원됐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인신보호구제를 청구했고, 인신보호사건의 심리 계속 중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보호입원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를 인신구속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제한하므로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고 악용·남용 가능성을 방지하며 정신질환자가 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격리되거나 배제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해당 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입원치료·요양을 받을 정도의 정신질환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정신과전문의의 정신질환 소견만 있으면 누구나 보호입원될 가능성이 있는 점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이라는 요건이 매우 추상적일 뿐 아니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이 없는 점을 지적했다. 또 △보호의무자와 정신질환자 본인이 재산상 권리나 부양의무 등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보호의무자에 의해 보호입원이 악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방지하지 않은 점 △전문의 진단 요건을 1인만 설정함으로써 그의 자의적 판단 또는 권한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 점 △실제로 보호의무자 2인이 정신과전문의와 공모해 정신질환자를 강제로 보호입원시킨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점 또한 이유로 들었다. 나아가 △입원기간이 최초부터 6개월이라는 장기로 정해진 점 △보호의무자와 의료기관 사이 이해만 맞으면 얼마든지 계속입원을 시킬 수 있는 점 △정신질환자 본인의 의사 확인이나 절차 보조인의 관여를 배제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는 설시다. 심판대상조항은 결론적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 규정이지만, 단순위헌결정을 통해 효력을 즉시 상실시킬 경우 보호입원의 법률적 근거가 사라져 보호입원 자체가 불가능한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한다. 이에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 입법자가 위헌성을 제거헤 합헌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하게 했다. 한편 헌재는 이번 결정을 위해 지난 4월 14일 이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실시, 당해사건의 대리인과 이해관계기관 및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들은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선고에 대해 “보호입원 제도 자체가 위헌이 아니라 제도의 악용이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데 위헌성이 있다는 판단”이라며 결정의 의의를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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