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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 성추행 폭로 ‘미투’… 정치권·연극계 등 각계 확산
대법원·헌재, ‘현역 입영’ 대체복무 70년 만에 길 열어 ② 서지현 검사 폭로로 시작된 '미투' 열풍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검사의 폭로로 불거진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의 후폭풍이 법조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미투(Me Too, 세계 여성들의 성폭력 고발 캠페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서 검사는 올 1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첨부문서 등을 올려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안태근(52·20기)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꾸려 진상조사에 나서는 한편 법무부에서도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 전 검사장 등 전·현직 검사 4명과 검찰 수사관 3명 등 7명이 기소됐다. 서 검사의 폭로 이후 그동안 피해를 당하고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성추행·성희롱 등 성범죄 피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렸다. 서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정치권, 문단, 연극계 등 사회 각계로 번져나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사퇴하기도 했다. ③ 전직 대통령 잇따라 중형&- 선고, TV 생중계도 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전직 대통령들에게 잇따라 중형이 선고됐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은 7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 1심에서 징역 6년을,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이후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에서 선고된 형은 확정됐다. 지금까지 선고된 형을 모두 더하면 무려 징역 33년에 달한다. 다스 횡령 및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모두 TV로 생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6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은 사상 최초로 TV로 실시간 생중계됐다. 대법원이 지난해 8월 주요 사건의 1, 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내부 규칙을 만든 데 따른 것이다. ④ 대법관, 헌법재판관 대거 교체&- 코드인사·인사거래 논란도 올해는 최고 재판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 대법원에서는 안철상(61·사법연수원 15기), 민유숙(53·18기), 김선수(57·17기), 이동원(55·17기), 노정희(54·19기) 대법관 등 다섯 명이 새로 상고심에 합류했다. 모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인물들이다.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기 말에 임명제청된 대법관들을 포함하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8명으로 늘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에 참여하는 13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교체되면서 상고심 판결 흐름에 변화가 예고됐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헌법재판소도 유남석(61·13기) 헌법재판관이 새 헌재소장으로 취임하고 재판관 5명이 새로 합류하면서 '6기 재판부'를 출범했다. 이석태(65·14기), 이은애(52·19기), 이종석(57·15기), 이영진(57·22기), 김기영(50·22기) 재판관이 새로 취임했다. 최고 재판기관의 인적 구성 변화는 다양화 측면에서는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코드인사라는 지적과 함께 인사거래 의혹까지 불러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⑤ 양심적 병역거부 등 굵직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헌재 결정 잇따라 대법관과 헌법재판관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의미 있는 판결과 결정이 이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올 10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2013다61381)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이 재상고심을 접수한 지 5년, 2005년 처음 1심 법원에 소송이 접수된 지 13년 만이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군입대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도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첫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10912)도 나왔다. 대법원은 앞서 2004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종교적 이유 등으로 병역을 거부한 자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천명했지만, 14년 만에 이를 바꿔 '비(非)범죄화'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지난 6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2011헌바379 등)을 내렸다. 헌재는 국회에 내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을 마칠 것을 주문해 1949년 8월 병역법 제정 당시부터 불허됐던 대체복무의 길이 70년 만에 열리게 됐다. 헌재는 다만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했다. ⑥ 국회 사개특위, 성과 지지부진 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올 1월부터 가동된 전반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인한 국회 공전과 6·13 지방선거 등으로 사실상 방치되면서 소위 구성도 하지 못한 채 6개월 만에 종료됐다. 7월 사개특위 구성결의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위원 선임을 미룬 탓에 후반기 사개특위는 11월 1일에야 겨우 닻을 올렸다. 사개특위는 법원행정처 개혁 등을 다루는 법원·법조개혁소위와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을 논의하는 검찰·경찰개혁소위로 나뉘어 '투 트랙(Two-Track)'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야 간 견해 차이가 크다보니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여야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개특위 활동 기한을 연장하기로 구두 합의한 상태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2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주범'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회의체 기구인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사개특위에 제출했다. ⑦ 강원랜드 수사단 항명사태 올 2월 안미현(39·41기) 의정부지검 검사가 폭로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이 문무일(57·18기) 검찰총장에게 항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양부남(57·22기) 수사단장은 문 총장이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서 수사단이 수사결과를 내놓자 수사심의위원회에 상정하자는 등 수사에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양 단장은 이번 수사에 직접 개입한 김우현(51·22기) 반부패부장과 최종원(52·21기) 전 춘천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해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총장은 "검찰권이 바르고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총장의 직무"라며 반박했다. 이후 전문자문단이 구성돼 논의한 끝에 문 총장이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수사지휘를 한 것이라는 결정이 내려졌고, 수사단은 염동열·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련자 3명 등 5명을 기소하며 수사를 매듭지었다. ⑧ '근로시간 단축' 직격탄 맞은 대형로펌 최대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7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개정법 적용 대상인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의 대형로펌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로펌들은 고심 끝에 '재량근로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량근로제란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업무의 수행 수단 및 시간 배분 등에 관해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 않으며,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간을 근로자 스스로 정해 일하는 것을 말한다. 일하는 시간 자체가 근로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근로자가 출·퇴근 시각 등 일하는 시간대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징계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지난 7월 법무법인 화우가 대형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소속 변호사들과 재량근로제 도입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달 바른도 재량근로제를 도입했다. 근로시간 단축 규정은 50~299인 사업장에는 2020년 1월 1일부터, 5~49인 사업장에는 2021년 7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대법원이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는 어쏘변호사나 직원을 고용한 로펌과 법률사무소는 모두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⑨ 변시 합격률 '40%'대로 추락&- 법과대학은 역사 속으로 올 초 치러진 제7회 변호사시험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49.35%를 기록하며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법무부는 11월 출제범위 판례를 일부 제한하는 등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호사시험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없이는 로스쿨 교육 정상화는 물론 로스쿨 및 변호사시험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올 2월에는 로스쿨을 설치한 대학의 법과대학들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월 13일 경희대를 시작으로, 20일 서강대와 중앙대, 26일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에 이어 28일 고려대가 마지막으로 법학사 학위 수여식을 갖고 법대를 모두 폐지했다. ⑩ '돌풍' 최영승 협회장 당선&- 법무사업계 변혁 원년으로 지난 6월 '법무사 위상강화'와 '과감한 개혁'을 약속한 최영승 법무사가 돌풍을 일으키며 예상을 깨고 제21대 대한법무사협회장에 당선했다. 법무사 활동보다 형사법학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최 협회장의 당선은 변화를 갈망하는 법무사업계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법무사들은 최 협회장을 중심으로 보수 자율화와 공공기관 갑질 근절, 직역수호 등 업계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법무사협회는 지난 8월 물가상승률 등을 항목별로 반영한 새 보수표를 12년 만에 마련하고 시행했다. 또 복잡했던 보수표를 누구나 쉽게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조문화·단순화했다. 10월에는 전국 법무사를 대상으로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갑질행위 피해사례를 조사하고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한편 이번 법무사협회장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후보자 생방송 공개토론회가 개최되고 부정선거 감시 신고센터가 운영돼, 민주성과 투명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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