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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국회의원 위해 영장실질심사제도 개선?"
구인영장 없이 '자진출두'는 비현실적 구인, 구속 체포동의안 분리는 가능… 특권 포기해야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 이후 법조계에서는 영장실질심사제도의 제도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13일 "이번 일의 문제점(체포동의안의 절차적 하자)을 인식해 저의 입장에 함께해 준 선배, 동료의원들도 더 이상 곤경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전날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제 발로 나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길이 없다"는 글을 남겼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의 주장은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피의자에 대해 무조건 구인영장을 발부하도록 규정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문제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자진출두를 하려 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2항은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피의자를 구인한 후 심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으로는 구인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영장실질심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구인영장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상 영장실질심사를 위한 기일 자체가 잡히지 않는다. 정 의원 측의 논리대로라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반드시 발부하게 돼 있는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로 법을 개정하면 된다. 하지만 재경법원의 A판사는 "'자진출두'가 가능하도록 제도가 바뀔 경우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그냥 가버려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집행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현행법이 필수적으로 구인영장을 발부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영장실질심사 실무를 살펴보면 구인영장 발부와 무관하게 대부분의 피의자는 자진출두를 하고, 출두한 피의자는 영장 발부가 결정될 때까지 검찰이 구인영장의 효력으로 인치를 한다. 구속영장의 집행을 위해서는 법이 개정돼도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국회의원은 자진출두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개정하지 않는 한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재경법원의 B판사는 "구인영장제도는 영장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국회의원 외에는 문제 되는 경우가 없다"고 꼬집었다. 다른 방안은 구인영장 집행을 위한 체포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도록 하거나, 구인영장을 위한 체포동의와 구속영장을 위한 체포동의를 구분하는 것이다. 현재는 구인영장을 위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경우,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출석한 국회의원은 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검찰에 인치돼 있다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속이 집행된다. 사실상 구인영장을 위한 체포동의안에 구속영장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포함되는 셈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법원은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로 결정한 후, 구속영장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야 한다. 결국 '자진출두' 방식의 형사소송법 개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국회의 특권포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재경법원의 A판사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포기하겠다며 구인영장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국회에서 문제삼는 제도상 문제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종규(39·사법연수원 36기) 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도 "입법부의 독립성을 파괴되지 않게 하기 위한 불체포특권을 남용하면 안 되는데, 남용해서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시선만 돌리려고 하고 있다"며 "차라리 체포동의안을 포기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의원 측은 구인영장에 대한 체포동의안 통과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판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경법원의 B판사는 "도주와 증거인멸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구인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체포동의안 통과에 부담을 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국민들이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면 다 풀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2007년 대선을 전후해 4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6일 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71명 중 찬성 74표, 반대 156표, 기권 31표, 무효 10표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12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환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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