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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 우습게 보나
헌재결정 우습게 보나 ‘위헌’‘헌법불합치’받고도 47개 법조항 개정 않고 수년째 방치 홍성규 기자 cool@lawtimes.co.kr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위반되거나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는데도 아직 개정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는 법령조항이 47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88년 창설이래 지난해말까지 모두 2백73개 법령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거나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으나 이 중 위헌 23개, 헌법불합치 9개조항 등 모두 47개 조항이 아직 개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재에 따르면 창설이래 지난 15년 동안 인용 결정된 법령조항은 위헌 1백73개, 헌법불합치 36개, 한정위헌 30개, 한정합헌 34개 조항이며 지금까지 2백26개 조항은 개정 등 정비 작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위헌 조항은 개정하지 않을 경우 효력을 잃고, 한정합헌이나 한정위헌 결정은 특별한 예외 조건에 따라 법원이 적용하지 않으면 헌재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령으로서 효력은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은 헌재가 위헌결정을 할 경우 법이 정비될 때까지의 법적 공백을 우려해 위헌결정 대신 내린 결정인데도 법개정을 미룬 채 법령으로서의 효력이 그대로 남아있게 돼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그 예로 헌법재판소는 지난 97년3월 “민법 제847조제1항 친생부인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이라고 짧게 제한한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면서도 법적 공백을 우려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정되지 않고 있어 제척기간을 넘어 제기된 소송들은 법원에 적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형사소송법 제482조제1항도 2000년7월 ‘상소제기 후 판결 전 구금일수를 검사가 상소를 제기한 때 등만으로 제한해 미결구금일수에 산입토록 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지만 아직 개정되고 있지 않다. 또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제2조제2호와 시행령 제3조는 정부수립이전에 국외에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동포와 구 소련동포에게 불평등한 조항이라는 이유로 재작년 11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지만 개정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결정 당시 올해 12월31일까지를 입법시한으로 정해놓아 만약 법률 적용 대상을 정의한 이 조항이 계속 개정되지 않는다면 법률 제정취지에도 불구하고 법률 전체가 효력을 잃을 상황에 놓여 있다. 헌재 결정에 따라 법을 정비해야 할 입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을 규정짓는 법률조항조차 위헌 결정을 받은 후 개정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재작년 10월 비례대표 국회의원의석의 배분을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89조제1항부터 제7항, 같은법 제146조제2항에 대해 각각 위헌과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들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결과에 따라 전국구의원의 배석을 나누는 방식에 관련한 조항으로 모두 효력을 잃게 됐지만 현재까지 개정안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헌법불합치 결정 중에서도 개정 시한을 정하지 않은 결정은 법률효력이 그대로 남아 제때에 개정이 되지 않으면 헌법에 위배되는 법령조항이 그대로 남게되는 문제가 발생된다”며 “국회에서 개정을 해야하는데 개정입법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미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제대로 법률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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