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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가정·행정법원 신청사
민원인 문턱 낮추고 재판 효율은 높이고 새로운 것을 마주하게 되면 기분이 들뜨게 마련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9번 출구로 나와 200여m를 걷다 보면 외부를 유리로 치장한 ‘∩’자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오는 9월 서초동 법조 타운을 벗어나 새롭게 양재동 시대를 열게 될 서울가정법원과 서울행정법원이다<사진>. 지난 9일 방문한 신청사는 고압적이고 형식적인 정문이나 울타리 없이 전면 광장을 지나면 곧바로 종합민원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 신선했다. 민원인이 보기에는 건물의 1층이지만, 설계상으로는 지하 1층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행정법원 민원실이, 오른쪽에 가정법원 민원실이 있다. 모두 지하 5층에 지상 11층의 ‘∩’자 건물로 전체는 4만1613㎡ 규모다. 두 건물 사이는 9~11, 3개층에 연결통로가 있다. 가정법원이 8186㎡, 행정법원이 5187㎡를 쓴다. 나머지는 주차장 등 청사관리시설이다.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것도 특색이다. 건물 지하 3~5층에 320여대를 주차할 수 있다. ◇가정법원, 1재판부 1법정 시대 개막…조사실도 늘려= 서울가정법원(원장 김용헌)은 오른쪽 건물 전체와 왼쪽 건물의 10층과 11층을 사용한다. 17개의 법정을 확보해 서울법원종합청사 시절에 비해 11개 늘어난다. 한 재판부가 법정을 하나씩 사용할 수 있어 사건 처리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크게 늘어나는 통고제도 활성화에도 대비했다. 통고제도는 청소년 폭력사건을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법원이 직접 접수해 처리하는 제도다. 조사실을 5개 더 늘려 30개를 운영하고 조사관도 더 충원할 예정이다. 지하 3층에는 구치감을 신설했다. 지금은 서울중앙지법 동관 건물에 있는 소년보호실을 구치감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설 구치감은 소년보호실 2개와 소녀보호실 2개로 구분하고, 성인보호실 1개이다. 구치감 수용자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법정으로 이동하므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불쾌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지하 1층 민원실 앞에는 놀이방을 마련해 민원인이나 사건 당사자의 자녀들이 쉼터로 이용할 수 있다. ◇행정법원, 대법정 등 법정 12개 늘어… 전자법정도 확충= 서울행정법원(원장 조병현)은 왼쪽 건물 9층 이하를 사용한다. 법정은 모두 지하 2층에 들어선다. 현재 법정 7개를 운용하고 있지만, 대법정 1개를 포함해 19개의 법정을 갖추게 된다. 내년 1월부터 전자행정소송이 전면 도입됨에 따라 19개 법정 가운데 대법정을 포함해 13개의 법정에서 전자소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법원 관계자는 “행정소송법이 개정되면 행정처분 무효를 원인으로 하는 부당이득 반환청구나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이 민사법원 관할에서 행정법원으로 이관되는 등 업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3개 합의 재판부를 증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녹지 부족은 아쉬워… 뒤편 토사 대책 마련 필요=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은 9월 3일과 10일 각각 신청사에서 업무를 개시한다. 이전이 불과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뒤편의 야산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면 토사가 흘러내릴 위험이 있다. 녹지공간이 부족하고 직원들을 위한 보육시설이 준비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승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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