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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통장 모집책' 어느 청년의 참회도…
"따뜻하게 격려해주셔서 죄를 뉘우치고 있습니다. 미숙하지만 공부도 새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살게 된 청년이 자신을 재판에 넘긴 검사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었고 삶에 대한 의지를 되새기게 해줘 고맙다는 편지였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생활비에 쪼들렸던 조모(20)씨는 2013년 보이스피싱 범죄단의 통장모집책을 제안 받아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조씨는 총책의 지시를 받고 모집한 통장제공자들로부터 통장을 넘겨받은 뒤 보이스피싱으로 돈이 인출되는 동안 통장제공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에는 자신이 직접 통장제공자들을 모집해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에 개당 20만원에 팔아넘기다가 올해 초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를 조사해 기소한 조지현(34·사법연수원 43기) 의정부지검 검사는 "휴대전화 문자내역 등을 검토하던 중 조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려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때부터 범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성장환경이나 자신이 잘하는 일, 교우관계 등 조씨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도 들어주게 됐다"고 말했다. 조 검사는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자 조씨는 자신에게 여전히 기대해주는 사람이 남아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검사의 이야기는 대검찰청 미래·형사정책기획단(단장 송삼현)이 23일 발간한 '미담과 칭찬'에 수록됐다. 대검은 지난 4월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미담과 칭찬' 게시판을 개설하고 검찰 구성원들의 선행을 공유해왔는데, 이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에는 조 검사를 포함해 검사와 검찰 직원 등 40여명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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