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4월부터 투표권 행사한다
재외국민 4월부터 투표권 행사한다
관련법 개정안 통과… 19세 이상 한국 국적자 대선·총선비례대표 투표권 부여
19세이상 재외국민 240만명에게 대통령선거와 총선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투표권 및 국민투표권을 부여하는 재외국민투표관련법 개정안이 5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 동안 재외국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이 돼있지 않아 선거인명부를 만들수 없다는 이유로 각종 선거에서 제외돼 왔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과 국민투표법, 주민투표법 등 3개 법안을 국회 정치개혁위원회가 의결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76명 가운데 찬성 161명, 반대 2명, 기권 13명으로 가결됐다. 또 주민투표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75명 가운데 찬성 163명, 기권 12명,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176명 중 찬성 167명, 기권 9명으로 각각 통과됐다.
이번 관련법 개정은 지난 2007년6월28일 헌법재판소가 주민등록 여부를 요건으로 선거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한 현행 공직선거법(2004헌마664)과 주민투표법(2004헌마643), 국민투표법(2004헌마644*360)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리면서 관련 규정들이 2009년 1월1일부터 효력이 상실됨에 따른 것이다.
◇ 대선 및 총선, 지자체선거에 참여= 이번에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재외국민 전원에게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 비례대표 투표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선거는 국내에 주민등록이 있거나 국내 거소신고를 한 일시 국외체류자에 한해서만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단체장에 대한 선거권은 관할 구역에 국내 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에게 주어진다. 선거일 현재 60일 이상 지자체에 국내거소를 신고한 25세 이상의 재외국민에게는 지자체 의회의원 및 단체장의 피선거권도 부여된다.
이들 재외국민은 투표를 하기위해 해당 선거일 전 150일부터 60일까지 재외공관에 마련된 재외선거관리위원회에 재외선거인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중앙선관위와 구·시·군의 장은 이를 바탕으로 선거 40일 전까지 재외선거인명부를 작성한다.
선거운동은 정당 또는 후보자의 인터넷 홈페이지, 위성으로 송출하는 방송광고와 방송연설, 인터넷, 전화 또는 구두의 방법만으로만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단체나 그 대표의 명의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도 금지된다. 또 외국에서 지출한 비용은 선거비용으로 보지 않도록 했다.
투표는 재외공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 가서 투표용지에 직접 적어야 한다. 재외선거인이 투표용지를 가지고 귀국한 경우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투표기간이 끝난 후 다음날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외투표용지를 보내야 하고 중앙선관위는 이들 다시 해당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기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
개정안은 재외선거가 국내선거에 비해 선거범죄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공소시효완성기간을 5년으로 크게 늘렸다. 국내에서 선거범죄를 저지를 경우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6개월, 범인이 도피하거나 참고인을 도피시킨 경우에는 3년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투표에도 재외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민투표법개정안은 국내에 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에 한해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주민투표권자의 연령을 국민투표 및 공직선거권자의 연령과 일치하도록 만 19세로 조정했다. 또 재외국민과 외국인이 주민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한국어와 외국어로 병행표기해 제공하기로 했다. 또 지자체장이 법시행 1개월 이내 주민투표청구권자 총수를 공표하도록 하는 특례규정도 뒀다.
또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과 헌법개정안을 결정하는 국민투표에도 재외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투표일공고일 현재 관할 구역 안에 국내거소신고가 되어 있는 재외국민을 투표권자로 포함하고 있다. 현재 240만 재외국민 중 국내거소신고가 되어있는 국민은 약 6만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선상투표는 추후 논의키로= 포함여부를 놓고 여야 의견이 엇갈린 선상투표는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선원들의 선상투표에 대해서는 개정시한을 정하지 않고 입법자가 개정할 때 까지 계속 적용하도록 한 헌재결정이 감안됐다. 대신, 선박이 정박해 선원들이 부재자투표를 진행하는 '선원 부재자 투표'는 시행키로 했다. 선상투표는 선거부정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어렵다는 도입반대의견과 팩스수신시 자동으로 봉함돼 수신자가 기표내용을 알 수 없도록 하는 보안팩스장치를 이용하고 선장에 의한 투표강제행위을 가중처벌하는 조항을 두자는 도입찬성의견이 대립됐었다. 논란이 됐던 우편투표도 비밀투표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단 제외됐다.
◇ 4월 재보궐선거 참여못해= 이번 개정안에 따른 첫번째 재외국민선거는 4월8일 있을 경기도교육감선거다. 이 선거에서 해당지역에 거소신고를 하고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국민들은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언론들이 보도한 것처럼 재외국민들이 4월29일 치뤄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참여할 수는 없다. 공직선거법상 재외국민 특례조항은 임기만료로 인한 국회의원선거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외국민선거규정은 2010년 지방자치단체선거와 2012년 국회의원 선거, 2013년 대통령선거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 선거관리에 어려움 예상= 그러나 재외국민투표의 경우 불법행위단속에 한계가 있고 사법권발동에도 어려움이 있어 실시과정에서 공정선거 등 적지 않은 논란도 예상된다. 해외 범죄자나 이중국적자를 가려내 투표에 배제하는 방안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해외공관에서만 투표할 수 있고 우편투표 등을 허용하지 않아 투표율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 권용태 기자 kwonyt@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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