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 엄격심사… 신청 남발 막고, 결정 빨라지고
가압류 엄격심사… 신청 남발 막고, 결정 빨라지고
서울중앙지법, 채권자심문제도 시행이후
서울중앙지법의 ‘가압류 엄격심사 방침’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남(濫)신청이 크게 줄고, 결정이 빨라져 신청인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판사가 직접 신청인을 만나 계약서 등 문서를 확인하고 보충할 부분들을 미리 검토·요구해 79.6%이던 신청사건 인용비율이 제도도입 이후 85.2%로 오히려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관계자는 “문서의 보정명령으로 오가는 시간이 판사와의 직접 면담으로 한번에 끝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절약되는 것 같다”며 “채권자심문제도 시행 후 가압류신청진술서 미제출과 허위기재 등으로 인한 신청기각 건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신청단독판사들과의 의견수렴을 거쳐 ‘1억원 초과 신청사건 채권자 심문제 도입’을 올 정기인사 후 다른 신청단독재판부로 확대실시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가압류제도의 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점점 커지자 지난해 9월부터 가압류 목적물이 1억을 초과하는 가압류 신청합의(재정단독)사건에 대해서 기존의 서면심사방식에서 벗어나 필수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한 채권자를 심문하는 ‘채권자 심문제도’를 도입, 시행해 왔다.
◇ 월 평균접수건수 900건대→500건대, 오남용 46% 줄어= 채권자심문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월별 평균접수건수는 941.25건이었으나 제도시행 후인 9월부터 12월까지의 월별평균접수는 528.5건으로 제도시행 후 월별접수건수가 4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압류신청합의(재정단독)사건의 판사 1인당 1일 평균접수건수는 22.28건에서 12.29건으로 45%가량 감소했다. 법원관계자는 “하루에 판사 1명당 사건이 12건이 접수되자 오전 10시부터 12시 사이에 신건(新件)들의 심문이 끝났다”며 “그러다 보니 사건심리가 보다 신속하고 충실해졌다”고 말했다.
 ◇ 인용률 79.6%→85.2%= 서울중앙지법이 채권자심문제도 시행 후 접수된 2,114건의 사건종국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압류신청사건 인용비율이 79.6%에서 85.2%로 제도시행 후 5.6% 증가했다. 법원관계자는 “인용비율이 증가하고 기각비율이 감소했다”며 “심문절차 도입 후 심문을 통해 오기나 오해로 인한 미제출의 경우에는 보정을 명하다 보니 가압류신청진술서의 미제출과 허위기재 등으로 인한 신청기각건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권자가 직접 구두로 보정사항을 전달받으면서 보정의 취지를 잘 이해해 충실한 보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또 채권자가 판사로부터 과잉가압류라는 지적을 받는 경우 채권자가 즉석에서 신청을 일부취하하거나 감축해 과잉가압류로 인한 기각건수가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 변호사 선임 경향 증가= 소송가액이 8,000만원 이상인 사건의 경우 민사소송규칙 제14조에 의해 일반인은 소송대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심문에는 채권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 법률상 소송대리인만 출석이 가능하다. 서울중앙지법이 1억원 초과사건 채권자심문제도 시행 후 접수된 사건들의 심문기일 출석자유형을 분석한 결과 49%인 674건에서 변호사가 출석했다. 본인이 직접 출석한 경우는 17%인 231건, 가족이나 직원이 출석한 경우는 16%인 228건, 대표이사 기타 대표자가 출석한 경우는 9%인 124건, 지배인 또는 벌률상 대리인이 출석한 경우는 6%인 88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심문 당일 불출석한 경우는 44건으로 3%에 불과했다.
법원관계자는 “채권자 심문제도 이전 사건들의 변호사선임비율을 법원통계시스템으로 산출할 수 없어,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변호사 선임비율이 약간 증가한 것 같다”며 “본인출석도 상당수 되고, 불출석비율이 3%에 불과한 점에 비춰볼 때 채권자심문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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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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