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차원서 특위구성…
개헌내용·방향 추후 발표"

 

바른선거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황정근(55·사법연수원 15기) 법무법인 소망 변호사는 "개헌은 국회나 정당의 권한이나 키우는 것이어서는 안 되고, 철저히 국민의 입장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통합 여부나 대법원과 상고법원의 이원화, 헌법재판의 강화, 명령·규칙에 대한 위헌심사권 일원화, 재판소원의 예외적 인정, 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지명권 존치 여부, 선거소송의 헌재 이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외부 개방 등 국민의 기본권 확충을 위한 사법개혁 방안도 개헌 논의에 폭넓게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개헌 추진 발표가 미르·K스포츠 재단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물타기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개헌 의도의 순수성이 의심받고 있는 셈이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박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갑작스럽게 개헌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 국민들 입장에서는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기보다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개헌 과정에서 통치구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정치권의 이해관계일 뿐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개헌 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정부형태 포함 국민 기본권 등
전반적 개헌 주문도

 

한편 본보가 지난 6월 제20대 국회 개원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헌을 제안한 뒤 전국 25개 로스쿨에 재직하고 있는 헌법교수 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전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0명 가운데 84%에 해당하는 42명이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박 대통령은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겠다"며 개헌 추진을 공식화했다. 그는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크다"며 "그동안 안보·경제 상황과 시급한 민생현안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 논의를 미뤄왔지만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길 바란다"며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