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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학교폭력과 화해 권고
한 중학생의 자살로 드러난 학교폭력의 실상은 처참하다. 연이어 보도되는 학교폭력 사례들은 가해자에 대한 격리·처벌로 여론을 몰고가고 있다. 그러나 형사문제로서 학교폭력을 다루는 법원의 시각은 좀 다르다. 가해학생을 직접 대하고 많은 소년보호재판을 다룬 법관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학교폭력은 ‘열매’일 뿐이고, 그 ‘뿌리’는 폭력에 대한 청소년들의 잘못된 인식과 문화에 있다고. 그래서 법관들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격리·처벌과는 거리가 있다. 학교 폭력의 원인이 되는 문화를 바꾸고자 하고, 학교폭력이 형사사건으로 넘어왔어도 화해를 추구한다. 춘천의 한 판사가 지역 교육청 등과 더불어 공익광고를 만들고 청소년들과 소통(communication)을 시도한 점은 법원이 신선한 기획으로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물론 학교폭력이 일차적으로 가정과 학교의 책임이고, 궁극적으로 사회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법원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즉흥적인 대증요법을 남발하는 정치권과 학교를 보면 법원은 적어도 소년사건에 있어서는 ‘후견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대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서울가정법원 관계자가 교사들에게 학교폭력 발생시 바로 법원으로 사건을 넘기는 통고제도의 활용을 요청한 것은 주목할만 하다. 또한 모든 폭력사건이 그렇 듯 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노력은 놓치기 쉽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법원이 ‘회복적 사법’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심리상담조사나, 화해권고제도는 대폭 확대해야 한다. 올해는 대전과 대구, 광주지역에 가정법원이 확대 설치된다.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소년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는 ‘후견자’로서의 모습을 기대한다. 이환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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