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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법관 지원 변호사 평가 안 한다”
대법원이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법조인을 대상으로 법관 임용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가 올해부터는 '법관임용지원자 평가'를 하지 않기로 해 법관지원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경력법관 임용시험에 지원한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면접에 해당하는 법관임용지원자 평가를 진행해 '월권행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현(61·사법연수원 17기·얼굴) 대한변협회장은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변협이 경력법관 지원자들에게 관련 서류를 요구하거나 면접을 치렀는데 이번 경력법관 임용과정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변협은 경력법관 지원자를 면접한다거나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경력법관 지원자에 대한 의견을 물어오면 변협이 가지고 있는 징계자료 등 정보를 법원에 제공해 부적격자가 법관으로 임용되는 일이 없도록 막고, 또 한편으로는 지원자 가운데 우수한 변호사 등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는 긍적적인 의견을 제공해 국민들이 보다 공정하고 정확한 재판을 받도록 돕는 것이 관련 제도의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가 경력법관으로 지원해 법관으로 활동하는 것은 축하할 일이기 떄문에 지원자들에게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등의 서류를 변협에 제출하게 하고 면접까지 보도록 함으로써 이중고(二重苦)를 짊어지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변협이 지나치게 월권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대법원 법관인사규칙'은 대법원이 변호사를 경력법관으로 임용할 때 소속 지방변호사회장이나 대한변협회장 등에게 의견을 묻거나 참고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경력법관 임용대상 변호사에 대한 세평 자료를 해당 변호사가 소속된 변호사단체를 통해 수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변협은 2013년 산하에 '법조일원화위원회'를 구성하고, '법관임용지원자 평가지침'을 제정하는 등 경력법관임용 지원 변호사에 대한 평가업무를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원자로부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사건수임내역서, 저술과 논문 목록 등을 제출받아 평가하는 것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법조일원화위원회 위원으로 면담위원을 구성해 지원자를 상대로 면담평가까지 실시했다. 면담에 불응한 지원자는 '미흡' 평가를 붙여 대법원에 전달했다. 변협은 2015년과 지난해 이처럼 자체 실시한 평가를 토대로 성명서를 내고 "변협이 실시한 '법관임용 지원자 면담'에 응하지 않아 '미흡' 평가를 받은 지원자가 법관임용예정자에 선정됐다"며 "해당 지원자에 대한 법관 임용 예정을 철회하고, 법조일원화에 역행하는 조치의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과 향후 법관임용시 변호사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을 요구한다"며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변협이 회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긴다는 지적과 함께 법원이 아닌 대한변협 평가절차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법원에 '미흡' 의견을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변협의 평가 과정이 법원이 진행하는 임용평가 절차를 되풀이하는 '이중고'인데다 지원자들을 직접 불러 사실상의 면접시험까지 치러 '과도한 월권행위'라는 것이었다. 평가기준과 평가위원회의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2015년 6월 8일자 1면 등 참고>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과거 변협의 평가절차에 지원자가 응할지 여부는 표면적으로 자율이었지만, 불응할 경우 '미흡'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며 "김 협회장의 말처럼 변협이 있는 그대로의 자료를 제출하고 우수한 지원자에 대해서는 지원까지 해준다면 경력법관 임용절차에 지원한 변호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법조일원화 정책에 따라 법원과 변협이 경력법관 임용과정에서 머리를 맞댈 필요는 있더라도 변협이 지원자에 대한 자료를 법원에 제공하는 수준이 바람직하다"며 "변협이 마치 시험평가위원회처럼 군림했던 잘못된 정책을 수정했다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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