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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본권력 밀착"… 이재용 부회장, '징역 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90억여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은 법정구속했다.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등 박 전 대통령 측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이 승마지원 명목으로 코어스포와 용역계약을 통해 제공하기로 약속한 213억원 중 실제로 최씨 측으로 건너간 72억원을 뇌물로 봤다. 또 삼성그룹이 최씨의 조카인 장씨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2800만원도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이 이같은 뇌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의 자금을 사용(횡령)하고, 뇌물을 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 등도 유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승마 관련 지원 등을 보고받지 못했다거나 최씨 모녀를 알지 못했다고 증언한 점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은 뇌물로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재단이 최씨의 사적 재단이었다고 이 부회장 등이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한류문화 확산이라는 대통령 관심사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요구한 출연금을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납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민들은 국정농단 사건을 보면서 대통령 직무의 청렴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갖고 삼성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며 "대통령과 대규모 기업집단의 정경유착이라는 병폐가 과거가 아닌 현실이라는 신뢰감과 상실감은 치유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기 위해 적극적·명시적으로 청탁한 것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뇌물을 공여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은 모두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재판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며 "항소심에서 상식에 부합하는 합당한 중형이 선고되고 일부무죄가 난 부분들이 유죄로 바로 잡힐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변호인단의 송우철(55·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는 "법률가로서 (1심 판결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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