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양승태 코트(court)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문제에 이어 형사재판기록 열람·등사 문제를 놓고서도 법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최근 '부산 법조비리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 공판송무부(부장 김후곤 검사장)를 통해 당시 재판기록을 열람·등사하게 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검찰은 재판기록을 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묻는 공문을 보냈으나 대법원 형사과는 "기록대출을 불허하면서 사유를 공문으로 보내준 전례가 없어 이번에도 보내줄 수 없다"면서 이마저도 거절했다. 검찰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상 형사재판기록은 공개가 원칙이고 검사는 소송당사자로서 기록 열람·등사 신청이 가능하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기 때문에 공소유지 목적상 외부세력이 재판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다면 이를 자료로 만들어 참고자료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기록을 반드시 열람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계속해서 기록을 주지 않는다면 압수수색을 통해서라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재판기록 열람·등사를 불허한 것은 규정에 따른 것일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의 재판기록 열람·복사 예규 제17조에 따르면 검사가 '당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위해 당해 사건 기록에 대한 열람·복사를 신청한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른 검증절차에 의하거나 재판부의 허가가 있는 때에 한해 열람·복사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공소유지 목적이 아니라 별도 목적으로 열람·복사를 신청한 경우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불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불허 사유를 알려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원래 재판기록 열람·등사 신청의 경우 '허부(許·不)' 도장만 찍게 돼있지 사유를 기재하도록 돼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형사재판기록의 경우 기본적으로 공개가 원칙이고 검사가 요청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면서도 "이번 사례에서는 재판부가 검찰의 당사자 자격을 엄격히 판단해서 이를 거부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가 아니라 사실상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이 우회적으로 열람·등사를 신청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거부됐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대표성을 갖는 대검 공판송무부 이름으로 열람·등사를 신청한 것"이라며 "법원이 검찰의 이같은 취지를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 중 해당 사건 공판을 직관하는 검사가 3명이나 포함돼 있는데 이를 당사자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부산 법조비리 사건 은폐 의혹은 2015~2016년 부산고법 소속이던 문모 전 판사가 재판 내용을 누설했으나 당시 법원행정처로부터 별다른 징계 조치를 받지 않았다는 의혹을 가리킨다. 검찰은 2016년 9월 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중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5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2015년 불구속 기소된 사업가 정모씨의 1·2심 재판 내용을 문 전 판사가 누설했다는 의혹과 함께 "검찰의 불만을 무마시키려면 2심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여야 하니 법원행정처장이 부산고법원장에게 공판을 1~2회 더 진행하라고 전달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문 전 판사가 당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가까운 관계였고 법원행정처가 현 전 수석을 통해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했기 때문에 문 전 판사에 대한 징계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에 해당 재판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이후 검찰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문 전 판사와 윤리감사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앞서 법원은 검찰이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을 인지해 별건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무더기로 기각시키기도 했다. 양 기관이 서로 각자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검찰과 법원 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