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계검사권 국회 이관은 위헌 소지"
"회계검사권 국회 이관은 위헌 소지" 국회사무처.감사원 힘겨루기에 헌법학자 22명중 17명"감사원 고유권한 참탈"주장 홍성규 기자 cool@lawtimes.co.kr 감사원 회계감사 기능의 국회이관문제를 놓고 감사원과 국회사무처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헌법학계에서 회계감사기능 국회이관의 위헌소지까지 제기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 이 문제와 관련한 공개토론회에서도 헌법학자들과 법조계인사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려 앞으로 회계감사기능 국회 이관의 실행여부와 헌법적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원장 李種南)은 최근 국내 법과대학의 헌법학자 22명을 대상으로 회계검사권 국회이관이 감사원의 기능을 규정한 헌법 제97조에 위배되는지에 대해 자문한 결과 권영성 전 서울대교수 등 17명이 ‘감사원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헌이라는 입장이었다고 12일 밝혔다. 위헌 의견인 17명의 헌법학자들은 “헌법 제97조는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회계감사에 관한 권한은 감사원이 행사한다는 원칙을 규정한 조항”이라며 “하위법률인 감사원법이나 국회법을 개정해서 일부 회계조사 기능만을 국회에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철수·허영 교수는 “국회가 감사원의 회계검사권과 유사한 회계조사활동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위헌”이라면서도 “하지만 국정감사 및 조사, 결산심사를 위해 국회가 제한적으로 회계조사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장영수 교수 등 3명은 “국회가 감사원의 회계감사권과 중첩될 수 있는 회계 조사기능을 신설하더라도 위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위헌소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계검사권의 국회이관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헌법학회(회장 최용기)와 한국회계학회(회장 이남주)가 13일 감사원 산하 부정방지대책위원회(위원장 이석연 변호사)와 공동 주최한 ‘감사원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및 전문성 확보방안’ 공개토론회에서도 찬반 양론의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강경근 숭실대법대 교수는 “국회와 감사원은 헌법상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동등의 헌법기관”이라며 “헌법의 명시적 근거없이 국회가 감사원의 권능을 잠탈하는 ‘회계검사권 국회 이관’ 시도는 권력분립주의라는 헌법원칙에 위반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함인선 전남대법대 교수는 “헌법 제97조는 국회가 권력분립의 원칙에 의해 본래적 기능으로서 수행하는 견제·통제 기능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의 본래적 기능인 재정통제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국정감사·조사의 하나로서 회계감사를 할 수 있다”며 제한적 범위 내에서 국회의 회계조사권을 찬성했다. 이들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감사원의 독립성과 고유기능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행정부나 입법부에 속하지 않는 감사원의 독립기관화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감사원의 회계감사권 국회이관 문제는 盧武鉉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과중하게 집중된 권력의 분산을 통한 견제와 균형 도모’라는 취지에서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부터 제기됐다. 이어 盧 대통령은 지난 3월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의 청와대 만찬모임에서 감사원 회계감사기능의 국회 이관 문제를 논의한 후 4월2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국회 이관’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국회사무처는 지난 3월 정진용 입법차장을 단장으로 ‘감사원회계검사기능 국회이관 준비기획단’을 구성하고 세부 준비 작업을 하는 한편 회계조사권을 신설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李 감사원장은 지난 5월15일자 국회보에 ‘회계검사기능의 국회이관에 대한 견해’라는 제목의 글을 직접 기고, “회계감사기능을 국회에 이관하는 문제는 국회의 정책활동 역량을 강화시키고 대통령에게 과중하게 집중된 권력의 일부를 분산시켜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한 것”이긴하지만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수 없다”며 국회의 직접 조사보다는 감사원을 통한 회계 조사의 합법성을 강조했다. 감사원은 “회계검사권을 국회가 가져가는 것은 헌법 제97조의 규정에 반해 위헌 소지가 있고 감사원과 국회의 중복 감사로 인한 폐해가 예상된다”는 입장에서 회계감사기능의 국회이관이 강행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는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하면 헌법재판소가 국가기관간의 권한 문제를 가려야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