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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122조 비현실적… 조속히 개정해야"
"형사소송법 제122조 비현실적… 조속히 개정해야" 압수·수색영장 집행할 때 피고인·변호사에 미리 통보 위법수집증거 배제원칙이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압수·수색영장 집행시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미리 알리도록 돼있는 형사소송법 제122조가 조속히 재정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특정범죄사건으로 압수수색을 하던 중 다른 범죄의 증거를 발견했을 경우 현행법상 적법하게 압수할 방법이 없는 만큼, 미국과 같이 바로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에서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적법한 압수수색’ 방법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에서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법원 형사법커뮤니티(회장 박홍우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대법원 16층 중회의실에서 ‘위법수집증거배제 원칙’을 주제로 첫 정기세미나를 열어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판례의 흐름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를 한 박이규 강릉지원장은 “현재 수사 및 증거수집에 관한 현행 법령 중에는 실무상 준수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며 “이런 규정의 수정과 보완없이 함부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를 강행하는 것은 결국 법 따로 실무 따로 흘러가는 왜곡된 모습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수사 및 증거수집 절차조항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재정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미리 알려(?)= 박 지원장은 시급히 고쳐져야 할 것으로 형사소송법 제122조를 꼽았다. 이 법조항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경우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미리 집행날짜와 장소를 알리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서에는 긴급을 요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지원장은 “제122조 본문의 경우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우는 문제가 없으나,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는 데까지 규정을 엄격 적용해 미리 알리도록 한다면 그 영장집행이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결국 현재 실무에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는 단서의 ‘긴급을 요하는 경우’인 예외에 해당하다고 봐 사전통지없이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원칙과 예외가 뒤바뀐 것이다”면서 “원칙적인 당연한 경우를 예외로 규정하고 있으니 절차상 문제가 많다”며 형소법 122조가 하루빨리 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미국, 수색 중 새 증거 발견… 판사에게 전화로 영장청구= 현재 우리나라 수사기관은 사기사건으로 압수수색을 하다 뇌물장부를 발견하더라도 속수무책이다. 현행법상 현장에서 뇌물장부를 압수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그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다. 이에 대해 박 지원장은 “현재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 현장에서 판사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영장을 발부받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렇게 시급한 경우 전화나 화상전화 등으로 영장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입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가는 미국, 사인은 독일 경향… 실무가들 고민 커질 것= 박 지원장은 “현재 수사기관의 수사 및 증거수집절차는 대부분 명문화돼 있으나 사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앞으로 과연 어떤 증거수집이 위법한지에 대한 판단이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현재 미국, 영국과 달리 독일은 사인이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한 경우에도 위법수집증거배제 원칙이 적용돼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증거로 인정하기 위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한 판단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 대법원판결의 흐름은 국가기관의 경우 위법수집증거배제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미국의 판결경향을, 사인의 경우 독일판례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대법원은 침해받은 권리 또는 이익의 성질과 정도를 감안해 비교형량을 통해 증거사용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해되는 법익을 유형화하고 침해단계에 따라 증거능력유무를 판가름하는 등의 이론적 해법이 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와 가치관이 다원화되고 다양한 권리와 이익의 중요성과 평가가 상대화 되면서, 다양한 사안에 마주치는 실무가들의 고민과 어려움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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