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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아니라도 범죄혐의 조사땐 진술거부권 알려야"
경찰이 내사 중인 사건에서 혐의가 있는 사람을 조사하면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가 "경찰이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라며 낸 진정을 받아들였다고 28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범죄 혐의를 조사할 때는 피의자 신분이 아닌 피조사자에게도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해 피조사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경찰이 피혐의자인 A씨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는 헌법 제12조에서 정하고 있는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고인 또는 피혐의자를 조사하는 경우에도 조사 내용이 조사대상자의 범죄 혐의에 관한 것이고, 진술 내용에 따라 피의자로 입건할 가능성이 있다면 헌법상 보장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조사대상자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또 "현행 형사소송법에서 '피의자가 아닌 자에 대한 진술거부권 고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경찰이 '피혐의자'나 '혐의가 있는 피의자성 참고인'에게 사전에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조사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한 지침 마련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권위는 피혐의자에게도 진술거부권을 사전에 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는 점을 감안해 A씨 조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에게 개인적인 책임은 묻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조사 당시 A씨가 일부 사안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했다"면서 "진술거부권은 피의자 신분이 돼야 고지를 하는 것으로, A씨는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 참고인 신분과 동일한 피혐의자 신분이라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시위 당시 세종대로를 점거해 집시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채증됐다. 관할 경찰서는 상부의 내사 지시에 따라 A씨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A씨는 지난 2월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3월 A씨의 혐의사실에 대해 내사 종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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