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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형사보상
유명무실한 형사보상 -법률신문 제3169호 (2003년5월12일자) 사설- 법률신문 desk@lawtimes.co.kr 최근 기소된 형사피고인 1000명중 약 7명이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무죄선고를 받고있다고 한다. 법원집계에 의하면 1980년대에 0.35%이던 무죄율이 그 후 계속 늘어나 98년 0.62%, 99년 0.69%, 2000년 0.60%, 2001년 0.66%로 계속 0.6%～0.7%대를 유지하고 있다. 법조일각에서는 무죄사건에는 수사기관이 실체적 진실을 잘못 파악한 사례와 법원과 수사기관 간 법리해석의 차이가 있는 사례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통계상 나타난 무죄율만 보고 법의 피해를 본 억울한 사람이 많다거나 적다거나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비록 그 수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겪는 육체적·정신적 고통 등을 어떻게 보상해 주느냐가 심각한 과제인 것이다. 재판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간신히 누명을 벗었다고 해도 아쉽게도 원상회복은 되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일단 우그러진 자동차는 정비공장에서 아무리 정교하게 수선한다해도 본래의 원형을 찾지 못하고 중고차 시장에서도 제값을 받지 못하듯이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무슨 꼬투리가 있으니 구속기소 되었지 아무 잘못도 없는 생사람을 구속까지 했겠느냐” 며 상대하기를 꺼려하는 것이 세상인심인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보상은 너무나 인색하다.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만신창이를 만든데 대한 보상은 그야말로 형식만 갖추었을 뿐이라 할만하다. 현행 형사보상법은 구금 또는 형 집행중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에게 금전으로 보상해주는 형사보상금의 경우 1일 최저 5천원에서 최고는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액의 5배까지로 되어 있으나 이로서 충분한 보상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명예회복을 위해 마련된 무죄공시제도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여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형사소송법은 법원이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무죄판결 공시를 일간지와 관보에 게재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법관은 뚜렷한 기준 없이 무죄공시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무죄판결을 받은 피의자가 아무리 원해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거부하면 그만인 것이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형사보상제도를 무죄선고로 풀려난 피고인에 대한 시혜적 보상에서 국가과실 책임에 대한 민사상 배상제도로 바꾸어 금전보상을 현실화하고 무죄공시제도도 의무조항으로 하여 무죄판결이 선고되면 당사자의 신청여부에 관계없이 무조건 공시하도록 하고 게재할 곳도 일반시민이 잘 접할 수 없는 관보가 아닌 일간신문에 공시하여 억울하게 피해 입은 선량한 시민의 아픔을 만분의 1이라도 해소해 주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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