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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건 2심제는 위헌"…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골판지 제작에 필요한 원재료인 고지 구매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9억여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제지업체가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소송의 전속관할을 서울고법으로 정하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5조가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공정거래 사건도 법원이 1심부터 심리해야 한다는 법조계의 안팎의 주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기된 신청이라 그 결과가 주목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과징금 불복 소송(2016누59548)을 제기해 재판을 받고 있는 제지업체 A사는 전날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에 공정거래법 제55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해 달라고 신청했다(2016아1454). 공정거래법 제55조는 '불복의 소는 공정위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서울고법을 전속관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가 먼저 위반행위를 조사한 뒤 '전체회의 및 소회의'의 심결을 거쳐 시정조치, 과징금부과 등의 처분을 하는데, 처분을 받은 기업이 이에 불복할 경우 1심 법원이 아닌 서울고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공정거래 사건은 3심제인 일반 사건과 달리 2심제인 셈이다. A사는 공정거래법 제55조가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며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사법국가주의 내지 삼권분립원칙에 위반되며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사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에서 "공정거래법 제55조는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의 기회를 단 한 차례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공정위가 의결서에 이미 적시해 놓은 상세한 사실관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택해 법관으로부터 사실확정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처분은 복잡한 사실관계 속에 담합의 존재 여부 등을 판단해 이뤄져야 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의 결정적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일반 행정사건보다 사실심리가 충실히 이뤄져야 함에도 1심부터 사실심리를 받는 일반 행정사건과 달리 2심제로 규정해 법원으로부터 한 차례만 사실심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헌재가 공정거래법 제55조에 대한 위헌성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와 법률신문(사장 이영두)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공동개최한 '행정형 권리구제절차에 대한 사법적 통제방안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에서는 필수적 전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의 심급구조에 대한 개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법조계 안팎에서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는 행정법원이 도입된 지 18년이나 지나 법원의 행정사건 재판이 성숙 단계에 이른데다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 성과도 상당해 공정거래 사건 등에 대한 예외를 인정할 필요성이 줄었다는데 있다. 특히 사실상 1심을 대체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준(準)사법기관'의 역할을 하는데도 법조인의 관여도가 매우 낮을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인 탓에 독립성 등에도 문제가 있어 공정성에서도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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