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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김현 호' 출범 일단 '스톱'
'법조대화합'을 기치로 내세운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의 출범이 보류됐다. 김현(61·사법연수원 17기) 신임 협회장이 추천한 집행부 선임안이 일부 대의원의 반발에 부딪혀 정기총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협회장은 임시총회 등을 통해 집행부 선임안을 승인 받지 못하면 부협회장단과 상임이사진을 갖추지 못한 채 홀로 협회를 운영하게 됐다. 신임 협회장이 추천한 집행부 선임안이 총회에서 제동이 걸려 좌초한 것은 재야법조계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한변협은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017년도 정기총회를 열었다. 김 협회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김 협회장이 추천한 부협회장 10명과 상임이사 15명 등 신임 집행부 선임안이 일부 대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일부 대의원 반발… 7일 임시총회서 다시 논의하기로 대한변협 회칙 제24조 3항은 '부협회장 및 상임이사는 협회장이 추천한 자 중에서 총회가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신임 협회장이 취임하면서 추천한 집행부 선임안은 축하와 함게 박수로 가결하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그런데 이날 일부 대의원들은 회칙에 정한 절차대로 토론과 표결을 거쳐 선임안을 가결하자고 주장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임원 후보 가운데 로스쿨에 적대적이던 지난 집행부 임원이 포함된 사실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집행부 선임안에 반대의사를 밝힌 한 대의원은 "(김 협회장이 추천한) 선임안을 과연 신임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며 "특히 신임 집행부 임원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배척한 분들이 있는데, 공정한 집행부 운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신임 집행부 선임안을 관례적으로 해오던 거수나 박수가 아닌 민주적인 표결과 토의를 거쳐 논의했으면 한다"며 "회칙대로 선임안을 오늘 논의할 수 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임시총회를 열어 다시 논의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대국회·대정부 활동 강화"… 입법지원실 신설안 의결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대의원은 "정당한 선거를 통해 뽑은 협회장을 한번 믿어보고 나중에 잘못되면 반대운동을 하면 된다"면서 "임원 후보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박수로 격려해야 할 시기에 옛 감정으로 문제를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지방회 회의보다 못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정기총회는 전국의 대의원이 모여 여러 안건을 처리하는 자리인데 다른 안건이 통과될 때는 아무말 없이 있다가 집행부 선임안만 갖고 로스쿨 출신이니 사법연수원 출신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뭔가. 변호사를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격화되자 김 협회장이 진화에 나섰다. 김 협회장은 "법조 화합을 중시하는 저는 회원 여러분으로부터 59%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저를 믿고 집행부 선임안을 통과시켜달라"며 "그동안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차별 받은 것을 잘 아는 만큼 (출신에 관계없이 임원으로) 골고루 등용하겠다. 선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협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조동용(65·14기) 총회 의장은 "다시 이 문제를 논의하자"며 총회 폐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대한변협은 7일 강남구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집행부 선임안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대한변협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집행부 선임안에 앞서 여러 안건을 처리했다. 대표적인 것인 대한변협 산하에 '입법지원실'을 신설하는 '사무국 직제 규칙 개정안'이다. 인접직역 자격사의 직역 침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입법지원실은 △변호사 직역 및 인접직역에 대한 조사·연구 및 정책수립에 관한 사항 △변호사직역 방어를 위한 대국회·대정부 활동 △국회에 발의·계류된 변호사 직역관련 법안에 대한 모니터링 △변호사직역 확대 방안 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호사 직역 수호 및 확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관련 대국회·대정부 활동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입법지원실을 신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변리사, 세무사, 행정사 등 인접직역 자격사들의 변호사 직역 침탈 시도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현행 규칙은 변호사직역 관련 업무를 법제팀 소관 업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어 직역 수호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직역관련 문제는 입법절차 단계마다 즉각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거나 의견을 전달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법지식 및 입법절차에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가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업무성과도 높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총회에서 실시된 감사 선거에서는 총 312표 중 90표(28.8%)를 얻은 안병희(55·군법 7회), 74표(23.7%)를 얻은 송영숙(55·30기), 69표(22.1%)를 얻은 황수철(35·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가 각각 당선했다. 앞으로 2년간 대한변협 총회를 주관할 총회 의장에는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조동용 강원지방변호사회장이, 부의장에는 오시열(61·14기) 변호사가 선출됐다. 총회에 앞서 실시된 시상식에서는 임광규(78·고시 13회), 서차수(77·고시 14회) 변호사가 50년 이상 변호사로 재직하며 법률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변호사 50년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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