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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사건 미리 선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매달 새로 접수되는 상고사건 가운데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사건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대법원은 이를 통해 전원합의체를 활성화하고 선고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해 정책법원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한다는 복안이다. 소위는 양승태(67·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양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각 소부 소속 대법관 3명을 위원으로 선임해 모두 4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의 임기는 6개월이다.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면 기존 판례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당사자들이 회부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위원 명단은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하기로 했다. 첫 회의는 오는 13일에 열린다. 이 제도는 상고허가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룰포(Rule of Four·4인의 법칙)'와 비슷한 방식이다. 미국은 9명의 대법관 중 4명 이상이 동의한 사건에 대해서만 심리를 한다. 소위는 새로 접수되는 상고사건 중 △정치인 관련 사건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건 등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 △하급심에서 비슷한 사건이 많이 진행 중이고 쟁점에 대해 판단이 엇갈리는 사건 등을 심사해 전원합의체 회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존 판례를 변경해야 하는 사건이나 △소부에서 대법관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 사건 △소부 배당 후 주심이 법리를 검토해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한 사건 등은 기존과 같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된다. <전원합의체 회부 방식 변경>■예전방식신건 접수→ 대법관에 신건보고→전속연구관 검토→공동연구관 검토→소부합의→공동연구관 보고서 제작→전원합의체 선고 ■새방식(예전방식과 병행)소위원회 신건 검토→공동연구관 보고서 제작→전원합의체 선고 대법원은 소위가 활성화되면 전원합의체로 회부되는 사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원합의체 선고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에는 전원합의체 선고가 나오기까지 상고이유서 접수에서부터 전속조 재판연구관 검토와 소부 합의 등 모두 7단계를 거쳐야해 선고까지 최소 3~4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새 제도에서는 사건 접수 후 공동조 재판연구관들의 검토를 거쳐 선고까지 3단계만 거치면 된다. 법원조직법 제7조는 대법원 사건은 원칙적으로 대법관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되는 전원합의체에 심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상고사건이 연간 3만8000천여건에 이를 정도로 폭주해 대법관 1명이 연간 3000건 이상을 처리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대다수의 상고사건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 3개에서 나눠 심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의 법리 지침이 없으면 중구난방이 되는 사건들은 대법원의 빠른 결정으로 사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위가 본 궤도에 오르면 이전보다 전원합의체 심리를 받는 사건이 늘어나고 선고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 사법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위 구성이 상고법원 설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빨라지면 그 사이 상고법원이 대법원 판단과 다른 결론을 먼저 내릴 위험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사 사건이나 통상임금 사건 등에서 전원합의체 선고가 늦어지면서 하급심별로 각기 다른 결론이 나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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