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해,조정 획기적으로 늘려라
화해,조정 획기적으로 늘려라 법원은 업무부담 덜고 당사자는 시간.경비 절감 장정화 기자 jjh@lawtimes.co.kr 지난해말 서울 명일동에 있는 주상복합 J아파트 주민 68명은 아파트 1층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버거킹의 네온사인 간판으로 아파트 벽면에 균열이 가고 간판의 불빛으로 수면에 지장을 받는다며 버거킹 운영사인 (주) 두산을 상대로 9천1백5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조정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대법원,전국 법관에게 적극 권장...법관근무평가에 반영도검토 일부판사"무리한 시도로 부작용 초래.재판받을 권리 침해" 우려 석달 후인 지난 3월 담당판사인 서울지법 陳尙範 판사는 “두산측은 4층에 달아놓은 네온사인 간판을 아래쪽으로 옮겨 달고, 배기구를 아파트 옥상위로 설치하며 균열로 인한 시설공사비 1천7백만원을 주민들에게 주라”는 조정안을 냈고,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분쟁은 그대로 마무리됐다. 소송으로 갔으면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항소와 상소 등으로 이어지며 분쟁이 종결될 때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될 터이지만 조정으로 단시간내에 후유증없이 원만하게 분쟁을 해결지은 것이다. 조정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과가 있어 상소를 줄일 수 있기때문에 법원으로서도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더구나 조정 또는 화해제도는 당사자 쌍방이 모두 이의가 없고 법원도 업무 부담을 덜 수 있어 권장하고있는 분쟁해결 제도이나 기대만큼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아 법원이 이 제도의 활성화에 적극 나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李康國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14일 열린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서 각급 법원장들에게 "장기미제, 상소율 등과 함께 조정·화해율을 법관에 대한 근무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법관들에게 조정과 화해제도 이용을 적극 권유해 달라"고 법원장들에게 당부했다. 李 처장은 이자리에서 “법관의 근무평정에 화해 · 조정 성공률을 반영키로 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새로운 방식에 의한 민사재판이 더 충실하게 이행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한 법관인사의 근무평가를 더욱 과학적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사자중 어느 한쪽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조정이나 화해가 성립되지 않는 제도의 속성상 법관에 대한 근무평가에 조정·화해율을 반영시키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조정·화해율을 근무평가에 산입할 경우 무리한 화해 · 조정이 시도될 수 있고,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孫命淑 변호사도 “조정성공률은 판사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사건의 성질, 난이도 ,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등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는데 조정성공률을 판사의 평가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1심 합의사건과 단독사건의 화해 · 조정율은 2001년 13.4%, 2002년 13.8%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소액 사건은 2001년 4.6%, 2002년 3.6%로 더욱 낮은 수준이다. 항소심은 2001년 16.3%, 2002년 16.8%로 1심보다는 높으나 미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새 민사소송법의 시행에 따른 새로운 방싱에 의한 민사재판이 시행된 이후에도 1심 합의사건의 경우 전체 처리건수 5천1백88건중 조정이나 화해로 끝난 사건은 9.2%인 4백79건, 단독사건은 전체 3만1천6백98건중 12.1%인 3천8백34건에 불과해 신모델 시행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화해·조정율을 높이는 일이 법원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법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해· 조정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있는데는 ‘갈데까지 가보자’는 우리 국민들의 법의식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