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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뢰인간 비밀유지특권 예외 인정여부 관심
변호사·의뢰인간 비밀유지특권 예외 인정여부 관심 강선명 판사 제공(미국에서 연수중) -제3149호- 법률신문 desk@lawtimes.co.kr 요즘 노스케롤라이나 법률가들 사이에는 주 대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중 Attorney-Client Privilege(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특권)를 직접적인 쟁점으로 하는 사건이 있어 그 특권에 대한 예외가 인정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ttorney-Client Privilege란 일반적으로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법률적인 조력을 받으면서 대화 등을 통하여 주고받은 내용은 법정의 절차에서 그 개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 특권은 의뢰인이 변호사를 믿고 모든 사항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호사가 의뢰인을 적정하게 대리 내지 변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원칙이라고 이해되고 있고, 영미법상의 Common Law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우리나라 변호사법 제26조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규정에서 유사한 개념을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적용범위나 효력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시작은 한 연구소의 연구원인 Eric Miller가 2000년 12월2일 사망하면서 시작되었다. 경찰이 사망원인을 조사한 결과 Miller는 독살된 것으로 판명되었고, Miller 부인의 연구실에서 같은 종류의 독성을 함유한 물질이 발견되었다. Miller의 부인은 남편과는 다른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근무하는 연구소의 연구원인 Derril H. Willard와 모종의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Miller는 사망하기 전에 Willard와 볼링을 치고 Willard가 사준 맥주를 마시고서는 맛이 이상하다며 맥주를 일부 쏟았고 이후 부인이 차려준 저녁을 먹은 후 아프기 시작하다가 수 주일이 지난 후에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경찰은 Willard를 조사하기 전에 먼저 그의 주택을 수색하였는데, Willard는 그 다음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여 버렸다. 한편 Willard는 자살하기 전에 변호사 Richard Gammon을 선임하여 사건에 대한 조언을 구한바 있었는데, Gammon은 Willard에게 살인미수의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법률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Willard가 사건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Willard가 자살한 후 변호사 Gammon에게 Willard로부터 사건에 대하여 어떠한 말을 들었는지를 알고 싶어했으나 변호사가 특권을 주장하며 이를 거부하였다. 검사는 법원에 Gammon으로 하여금 어떠한 대화가 오갔는지를 밝히도록 하는 신청을 하였고, Superior Court의 판사 Donald Stephens는 Gammon에게 ‘법원에 Miller의 죽음에 대한 대화내용’을 제공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러나 Gammon이 그 명령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사건은 결국 주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 사건을 둘러싼 법률가들의 견해를 언론의 보도를 중심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Gammon측은 주 대법원이 하급심의 결정을 지지하여 특권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게 될 경우 의뢰인들은 장래 자신들의 말이 개시될 것을 두려워하여 변호사에게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게 될 것일뿐만 아니라, 의뢰인들은 자신들의 대화 내용이 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깨뜨려서는 안된다고 법정에서 변론했다고 한다. 이 사건의 담당 검사는 다른 사건과는 달리 이 사건은 Willard의 상속재산 관리인인 부인이 유언집행자로서 그 특권을 포기하였으므로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Willard의 부인은 상속재산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가 들어올 가능성을 피하기 위하여 특권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Gammon측은 상속과 관련된 권리의 포기는 상속재산에 대하여 다툼이 있을 때 유언의 내용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지 그러한 다툼이 없는 이 사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어떤 신문은 주 대법원이 이 사건에 대하여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신성한 관계를 깨뜨릴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우려를 표시하고 있고, 하급심 결정을 지지함으로써 특권에 대한 예외를 요청하는 사건들이 밀어닥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또 어떤 변호사는 하급심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이 사건에는 특수한 상황에 있을 뿐만 아니라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결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 아니고 사법적 정의를 진일보시키는 결정이라는 인터뷰를 한 기사도 보이고 있다.(그러나 필자가 만난 몇몇 변호사들에게 질문을 하였으나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최근까지도 이러한 원칙에 대하여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최근의 사례로 1998년 클린턴 대통령과 관련된 Whitewater로 통칭되는 사건에서 Starr 검사가 당시 Deputy White House Counsel이었던 Vincent Foster가 사망하기 직전 자신의 변호사와 대화한 내용이 기록된 변호사의 노트를 증거로 활용하려 했으나 연방대법원이 위 원칙을 지지하여 실패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아직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으로서 아직 주 대법원의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여러분들도 제한된 사실관계에서나마 결과를 예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끝으로 이 사건에 대한 피해자 유족들의 심경을 알 수 있는 신문지상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리는 Willard가 Gammon에게 어떠한 말을 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진실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우리는 살인을 저지른 자가 자유스럽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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